글로벌 디지털자산 금융 인프라 기업 문페이(MoonPay)가 현지법인 문페이 코리아를 세우고 한국을 아시아 사업 거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서비스를 검증한 뒤 아시아 시장으로 넓힌다는 구상이다. 문페이는 9월 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국내 시장 진출 전략을 공개했다.
문페이는 직접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지 않는다. 금융기관과 기업이 자체 브랜드 스테이블코인을 구축하도록 발행·관리·유통 인프라를 제공하는 화이트라벨 방식이다. 온·오프램프를 넘어 스테이블코인 유동성 공급, 크로스보더 결제, 기업·금융기관용 온체인 인프라로 사업을 넓힌다.
현지법인으로 진출, 한국을 택한 이유
문페이는 은행·카드사·생활 플랫폼·블록체인 생태계가 함께 발달한 한국 금융 환경에 주목했다. 해외송금, 외국인 결제, 해외 대금 지급, 국내 디지털자산의 글로벌 유통 같은 구체적 수요가 있다고 본다.
이부건(Bugeon Lee) 문페이 공동창업자 겸 아시아 대표는 “한국은 금융과 디지털 서비스가 빠르게 발전한 중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또 “글로벌 결제·스테이블코인 인프라를 국내 금융기관 및 기업과 연결해 실제 서비스로 구현하고, 이를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페이는 국내에서 구축한 금융 시스템 연동과 서비스 현지화 경험을 향후 아시아 각국으로 확장하는 기반으로 활용한다. 문페이의 누적 처리금액은 현재 450억달러 이상이고, 인증 이용자는 3200만명 이상이다. 최근 12개월 동안 온보딩·거래 파트너 수는 1500개를 웃돌았다.
인수와 파트너십으로 국내 금융권 접점 확보
문페이는 지난 4월 성호전자와 함께 국내 1세대 핀테크 기업 핑거(Finger)를 약 1100억원에 인수했다. 핑거의 금융기관 대상 솔루션과 글로벌 디지털자산 인프라를 결합해 국내 금융 서비스와 온체인 생태계 사이의 접점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같은 4월 우리은행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조성을 위한 MOU도 체결했다. KB금융그룹, 카카오뱅크와는 스테이블코인·결제·송금 인프라 분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국내 금융기관이 가진 고객 접점과 문페이의 글로벌 네트워크·인프라를 결합하면 새로운 금융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페이는 금융기관에 디지털자산 기능을 연결하는 API 기반 인프라도 제공할 예정이다.
서클과 다른 길, 유동성과 통합 플랫폼
문페이 인스티튜셔널의 캐롤라인 D. 팜(Caroline D. Pham) CEO는 경쟁사와의 차이를 설명했다. 팜 CEO는 최고법률책임자(CLO)와 최고관리책임자(CAO)도 맡고 있다. 팜 CEO는 “서클(Circle)이 USDC라는 스테이블코인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한다면 문페이는 기업과 금융기관이 자체 브랜드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인프라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팜 CEO는 “자금 유입부터 토큰화·거래·사용까지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을 한국에 선보이겠다”고도 밝혔다.
원화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을 잇는 유동성 공급은 국내 사업의 한 축이다. 이 대표는 “국내 금융기관들과 논의하는 과정에서 유동성에 대한 수요가 크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다양한 스테이블코인 간 전환과 유동성 공급 등이 중요한 사업 영역이 될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AI 에이전트 결제와 B2B 전환
문페이는 AI 에이전트가 금융 거래와 결제를 직접 수행하는 에이전틱 파이낸스를 신규 사업 영역으로 제시했다. 현장에서는 AI 기반 결제 서비스 페이박스(PayBox)를 시연했다. AI 에이전트 결제는 AML·KYC·거래 모니터링 등 규제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기술과 규제 대응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한국 사업의 무게중심은 온·오프램프에서 B2B 인프라로 옮긴다.
규제 대응: 내년 VASP 신고 추진
문페이는 국내 금융기관·플랫폼과 연동하는 라스트 마일을 구축한다. 필요한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와 인허가·등록 등 서비스별 요건을 갖추면서 단계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장에서는 VASP(가상자산사업자) 신고를 내년 추진한다는 계획이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