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스트코·세포라·타깃 같은 대형 리테일에 한국 뷰티 브랜드를 입점시키는 K-뷰티 유통사 모스트의 정다연 대표가 미국 공략법을 설명했다. 모스트는 2018년 설립돼 한국 브랜드와 미국 유통 채널 사이에서 제품 선정·가격·패키지·재고·물류·바이어 관리 등 미국 유통 전반을 맡고 있다. 정 대표는 대형 오프라인 리테일에서는 매대에 들어가는 것보다 꾸준히 팔리는 구조가 성패를 가르는 만큼, 입점 이후 판매까지 챙기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시장, 중국 대신 먼저 보는 시장이 됐다
모스트는 스스로를 ‘K-뷰티 액셀러레이터’로 설명한다. 브랜드를 선별해 채널·제품·가격·패키지를 조율하고, 미국 현지 운영 인력으로 바이어와 물류 파트너를 직접 관리하는 방식이다. 모스트는 초기에 뷰티 전문 채널이 아닌 코스트코를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했고, 현재 거래처에는 뷰티 전문 채널 세포라와 대형 리테일러 타깃이 있다.
정 대표는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제가 처음 미국 시장을 이야기할 때만 해도 많은 한국 브랜드가 중국 시장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코로나19를 지나면서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어요. 미국에서 성장하는 한국 브랜드의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고 다른 브랜드들도 미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정말 큰 기회가 열린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정 대표는 K-뷰티를 두 시기로 나눠 설명한다. K-뷰티 1.0은 2010년대 초반 재미교포 등 현지 유통업자가 한국 화장품을 미국에 소개한 시기이고, K-뷰티 2.0은 코로나19 이후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서 K-뷰티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된 시기다.
바이어는 제품과 함께 소비자 반응 데이터를 본다
미국 바이어의 브랜드 평가 기준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새로운 성분이나 제형, 독특한 제품 하나가 대화의 계기였지만 이제는 소비자 반응도 평가 대상이다. 정 대표는 소셜미디어 반응과 아마존 리뷰·랭킹 같은 데이터를 바이어가 함께 본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특별한 원료나 독특한 브랜드 스토리가 있으면 바이어를 설득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것이 기본이고 소셜미디어에서 얼마나 반응이 있는지, 아마존의 리뷰나 랭킹 같은 데이터까지 함께 봅니다.”
온라인에서의 인기와 대형 오프라인 리테일 입점은 별개의 문제다. 채널·가격·패키지·재고·물류·프로모션을 함께 맞춰야 한다는 것이 정 대표의 설명이다.

패키지는 현지화, 입점 이후 운영이 승부처
패키지는 브랜드 고유의 이미지를 유지하되, 몇 초 안에 제품 용도가 읽히도록 정보를 조정하는 방향이다. 부족한 설명은 POP와 진열로 보완한다. 정 대표는 미국 브랜드는 제품 개발 단계부터 판매 채널을 염두에 두고 패키지를 만든다며, 이를 한국 브랜드가 참고할 점으로 짚었다.
“미국 브랜드는 처음 제품을 개발할 때부터 어느 유통 채널에서 판매할 것인지 생각하고 패키지를 만듭니다. 매장에서 봤을 때 눈에 띄는지, 몇 초 안에 어떤 기능을 가진 제품인지 읽히는지가 중요합니다.”
틱톡과 아마존에서 인지도를 쌓은 브랜드가 대형 오프라인 리테일에 들어간 뒤에는 재고·가격·물류·프로모션·정산까지 챙겨야 한다. 정 대표는 틱톡·아마존 단계를 10점 만점에 3점, 입점 이후 운영을 나머지 7점으로 표현했다. 입점 이후 재고·가격·판매경로·바이어 관리가 성패를 가른다는 설명이다.
“틱톡과 아마존이 10점 만점에 3점 정도라면 그 뒤에 해야 할 일이 훨씬 많습니다. 재고를 관리하고 채널과 계속 소통하고 프로모션 기회를 확보해야 합니다. 실제 현지에서는 이런 운영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폰드그룹 편입, 더 큰 계약에 대응할 기반
모스트는 폰드그룹에 편입됐고, 편입 후에도 경영은 정 대표가 맡고 있다. 폰드그룹 편입은 모스트가 대형 리테일 거래를 확대하며 더 큰 계약에 대응할 여건을 갖추는 계기가 됐다. 정 대표는 사업이 커질수록 운영 규모도 함께 커지는 만큼, 더 큰 계약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기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저희는 제품을 매입해서 미국으로 가져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업이 커질수록 운영해야 하는 규모도 함께 커집니다. 앞으로 더 큰 계약을 하게 됐을 때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북미 먼저, 이후 영국·호주 등 영어권으로
모스트는 자체 브랜드를 추가하지 않고 유통에 집중한다. 브랜드 큐레이션을 경쟁력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해외 확장은 북미를 우선순위로 입지를 다진 뒤 영국·호주 등 영어권으로 경험을 넓히는 방향이다.
향후 성장 방향으로는 이너뷰티·웰니스 등 스킨케어 밖 카테고리에 주목하고 있다. 정 대표는 브랜드가 오래 가려면 마케팅 이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은 마케팅을 잘하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30년, 50년 가는 브랜드가 되려면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도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 자체를 어떻게 지속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약 25명 부티크 조직 유지
모스트는 현재 주요 리테일 채널·물류·경영지원을 담당하는 약 25명으로 구성돼 있다. 정 대표는 부티크 멘탈리티로 소규모 조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저는 작은 조직을 단단하게 이끌어가는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은 규모에서 이익을 많이 내고 그만큼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도 많이 주고 싶어요. 근속연수가 길어지고 좋은 회사라는 입소문이 나서 들어오기는 어렵고, 한번 들어오면 잘 나가지 않는 회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모스트는 북미를 먼저 공략한 뒤 영국·호주 등 영어권으로 경험을 넓혀 갈 계획이다. 카테고리는 이너뷰티·웰니스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