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수출하거나 현지 법인을 둔 한국 기업이 CBAM 인증서 구매 비용까지 한 체계에서 관리할 수 있게 된다. 국내 기후핀테크 기업 후시파트너스가 30일 서울 영등포구 후시파트너스 본사에서 ACT그룹과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대응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협약 상대는 ACT그룹의 싱가포르 소재 아시아태평양 법인 ACT Solutions APAC Pte. Ltd.이며, 배출량 산정부터 인증서 가격 리스크 관리까지 잇는 통합 서비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유럽 시장 대응: 협약의 목적과 양사 역할
협약은 국내 배출량 산정·검증과 유럽 인증서 비용 관리를 하나의 대응 체계로 연결하는 데 목적이 있다. 후시파트너스는 2021년 설립된 기후핀테크 기업(공동대표 이행열·조성훈)이고, ACT그룹은 2009년부터 EU 배출권거래제(EU ETS) 관련 시장에 참여해 온 글로벌 환경시장·탄소시장 전문기업이다.
후시파트너스는 자체 d-MRV 플랫폼 카본AI로 CBAM 적용 품목 판정, 협력사 배출량 데이터 수집, 제품별 내재배출량 산정을 지원한다. 검증 대응과 신고용 데이터 작성도 맡는다. ACT그룹은 CBAM 인증서 가격 산정의 기준이 되는 EU 배출권(EUA)의 가격 리스크 관리와 배출권 조달·정산·보관을 담당한다.
양사는 EU에 생산·판매법인을 둔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CBAM 비용 노출 진단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2027년 인증서 구매 의무에 대비한 대응 체계 구축도 지원한다. 탄소시장 정보 교류를 추진하고, 협력 범위를 재생에너지·해외 사업장 감축·자발적 탄소시장으로 넓힐 방침이다.
현지법인 수출기업의 이중 부담
CBAM은 2026년 1월 철강·알루미늄 등 6개 품목군을 대상으로 본격 시행됐다. 수출기업은 그동안 배출량 산정·보고가 주된 과제였지만, 앞으로는 인증서 구매 비용까지 관리해야 한다. 생산시설은 한국에, 수입·신고 법인은 유럽에 있는 기업은 데이터 관리와 비용 대응을 따로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수입자가 CBAM 인증서를 구매해 의무를 이행하는 시점은 2027년 2월이다. 후시파트너스 설명에 따르면 2026년 3분기 인증서 가격은 이산화탄소 환산량 1톤당 82.32유로로, 2분기보다 약 9% 올랐다. 인증서 가격 산정 주기는 2027년부터 분기 단위에서 주 단위로 바뀐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배출량 산정과 함께 인증서 가격 변동에 따른 비용 부담도 검토해야 한다.
실제 배출량 데이터가 없을 때 적용되는 EU 기본값에는 할증률이 붙는다. 2026년 10%에서 2028년 이후 30%로 오른다. 2028년부터는 자동차 부품 등으로 적용 대상을 넓히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관련 공급망의 국내 제조기업이 제도 변화에 대비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양사 대표의 발언
조성훈 후시파트너스 공동대표는 “CBAM은 이제 보고 의무가 아니라 수출기업과 유럽 현지법인이 함께 관리해야 할 비용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 쌓아 온 배출량 산정과 검증 역량에 ACT의 유럽 탄소시장 실행력을 더해 한국 기업이 2027년 인증서 구매 의무가 시작되기 전에 대응 체계를 갖추도록 돕겠다”고도 밝혔다.
루카스 보그트 ACT그룹 아시아태평양 영업총괄은 “한국은 EU CBAM의 영향이 큰 수출국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후시파트너스와 함께 한국 기업이 주 단위로 바뀌는 인증서 가격 변동에 대비하고, 예상 비용을 미리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사업 경험과 선행 협력
후시파트너스는 산업통상부의 구미국가산업단지 탄소중립 대표모델 구축사업에서 수출기업 대상 CBAM 컨설팅을 수행했다. AI 탄소플랫폼 후시커넥트(Hooxi Connect)로는 감축사업 발굴, 배출량 측정·보고·검증, 배출권 거래 서비스를 운영한다.
후시파트너스는 지난 10월 19일 KG모빌리티와 EU 탄소규제 대응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협력사 부품별 내재배출량 산정 실증을 공급망 전반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은 후시파트너스가 국내 제조업 공급망에서 해 온 탄소배출량 산정 사업을 유럽 탄소시장 대응 영역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ACT그룹 자회사 ACT Financial Solutions B.V.는 EU 인가 금융투자회사로, EUA 현물·선도·옵션 거래와 고객 명의 배출권 보관을 제공한다. 양사는 공급망 데이터 수집·산정 경험에 ACT그룹의 유럽 탄소시장 서비스를 결합해 CBAM 대응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