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기보)이 한국의 기술금융 노하우를 중남미 코스타리카에 파트너십 방식으로 이식했다. 기보는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코스타리카 산호세에서 코스타리카형 기술평가시스템(CTRS)과 기술보증제도(CRTG) 구축 및 정책확산 세미나를 열고, 현지 정책금융기관인 코스타리카개발은행(SBD)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사업은 미주개발은행(IDB), SBD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국가개발기금(FONADE) 재원을 활용해 담보력이 부족하지만 기술력을 갖춘 코스타리카 혁신 중소기업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됐다.
세미나에는 코스타리카 정부와 금융기관, 학계 및 연구기관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해 한국의 기술금융 경험이 어떻게 현지 제도로 구현됐는지를 공유했다.
기술평가·보증 체계, 현지 실정에 맞춰 이식
기보는 지난해 2월부터 코스타리카의 산업·금융 환경을 반영한 CTRS와 CRTG를 개발해왔다. CTRS는 기술력을 정량·정성적으로 평가하는 체계이고, CRTG는 이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보증을 연계하는 제도다. 두 체계를 결합해 담보가 부족한 혁신 중소기업도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만으로 금융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는 점이 이번 사업의 핵심이다.

기보는 이번 협력에서 현지 시범 평가와 매뉴얼 마련, 실무자 교육, 디지털화 지원까지 전 과정을 함께 진행했다. 단순히 제도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인력이 직접 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도록 실무 역량까지 이식한 것이 특징이다.
SBD와 업무협약, 중남미 확산 모색
기보는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SBD와 업무협약을 맺고 향후 공동연구와 인력교류, 신규 협력사업 발굴을 이어가기로 했다. 이상창 기보 이사는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의 기술금융 경험을 전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코스타리카 혁신 중소기업이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바탕으로 금융에 접근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함께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각국 여건에 맞는 혁신금융 모델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한국과 중남미 혁신기업이 함께 성장할 글로벌 협업 기반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기보는 이번 코스타리카 사업이 앞서 진행한 페루, 우루과이 사례와 마찬가지로 중남미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는 모델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담보 중심 금융에서 벗어나 기술력 기반 평가·보증 체계를 수출하는 방식으로, 한국형 정책금융 모델이 중남미 각국의 여건에 맞춰 뿌리내릴 수 있을지가 다음 단계의 관심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