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아이빅스랩이 챗GPT·제미나이·퍼플렉시티·클로드 등 생성형 AI 서비스에 라면 관련 소비자 질문을 반복 입력해 답변에 등장한 브랜드를 분석한 결과, 해외 매출 비중이 80%에 달하는 삼양식품이 정작 국내 AI 노출 경쟁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아이빅스랩은 2026년 8월 6일 F&B·프랜차이즈 30개 카테고리에 대한 1차 측정 결과를 공개했으며, 그중 봉지라면·컵라면·비빔면 73개 제품을 대상으로 한 라면 분야 AI 브랜드 경쟁력지수(AIBIX)를 산출했다. 이 지수는 답변에 등장한 브랜드의 노출 빈도, 언급 점유율, 공식 출처 인용 현황을 100점 척도로 환산한 값으로, 매출이나 시장점유율이 아니라 생성형 AI가 실제로 어떤 브랜드를 읽고 인용하는지를 보여준다.
국내 4사가 AI 답변 독점, 해외 강자 삼양식품은 부진
측정 대상 73개 제품의 합산 점수 878.5점 가운데 농심·오뚜기·삼양식품·팔도 4개사 제품이 856.1점으로 97.5%를 차지했다. 그러나 해외 매출 비중이 80%에 이르고 지난해 매출 중 라면 비중이 91.7%에 달하는 삼양식품은 봉지라면 부문에서 삼양라면이 31.2점에 그쳤고, 컵라면으로 넘어가면 2.9점까지 떨어져 봉지 대비 28.3점이 하락했다. 반면 국내 라면 매출 비중이 28.7%로 상대적으로 낮은 오뚜기는 진라면(봉지 47.4점·컵 40.3점)이 두 카테고리 모두에서 2위권을 지켰고, 농심은 신라면(봉지 51.7점·컵 47.8점)으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삼양식품이 해외 시장에서는 강한 입지를 갖고 있지만, 국내 생성형 AI 정보 축적에서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이 이번 측정에서 드러난 셈이다.

제품군·AI 서비스별로 엇갈리는 순위
봉지라면 부문 상위권은 신라면(51.7점), 진라면(47.4점), 불닭볶음면(37.1점), 안성탕면(36.3점), 너구리(35.8점) 순이었다. 컵라면 부문에서는 신라면컵(47.8점)과 진라면컵(40.3점)에 이어 육개장 사발면(33.5점)이 3위에 올랐는데, 봉지라면에서는 점수를 획득하지 못했던 제품이 컵라면 카테고리에서만 존재감을 보인 사례다. 안성탕면은 봉지 36.3점에서 컵 9.0점으로, 너구리는 봉지 35.8점에서 컵 14.3점으로 각각 크게 낮아진 반면, 참깨라면은 봉지 12.1점에서 컵 24.0점으로 오히려 상승했다. 비빔면 부문은 팔도비빔면(53.4점), 진비빔면(44.2점), 배홍동(43.5점)이 상위를 차지했고, 더미식 비빔면(20.7점)·더미식 메밀비빔면·노브랜드 비빔면 등 라면 4사 밖 제품 3개도 점수를 얻었다.
AI 서비스별 순위도 엇갈렸다. 육개장 사발면은 제미나이에서 50.7점을 받았지만 클로드에서는 14.3점에 그쳤고, 챗GPT·클로드와 제미나이·퍼플렉시티가 각각 다른 제품을 1위로 꼽는 경향이 확인됐다. 김준현 에이아이빅스랩 대표는 “생성형 AI는 브랜드 전체보다 개별 제품 단위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대표 제품의 점수가 높더라도 같은 이름을 사용한 다른 제품군이 함께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이번 측정에서 확인됐다”고 말했다.
후발·해외지향 브랜드의 새 과제
김 대표는 “라면은 수십년간 쌓인 조리법과 후기, 커뮤니티 기록이 생성형 AI의 참고 자료가 되는 분야”라며 “후발 브랜드는 유통망과 광고뿐 아니라 AI가 읽고 인용할 수 있는 정보를 별도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농심 연결 매출 3조5143억원, 삼양식품 연결 매출 2조3518억원, 오뚜기 라면 매출 약 1조560억원이라는 실적 규모와 별개로, 해외 판로를 넓혀온 브랜드일수록 국내 생성형 AI가 인용할 정보 축적에서는 아직 격차가 있다는 점이 이번 측정으로 드러났다. 해외 매출 비중을 앞세운 브랜드가 국내 AI 노출 경쟁에서도 입지를 다지려면, 매대와 광고 이상의 정보 관리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