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니오(Trinio)가 한국 중소 제조기업의 반복 사무 업무를 AI로 자동화하는 솔루션 ‘D.A.N.A Work’를 앞세워 베트남 공장으로 서비스 반경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설립된 트리니오는 강태욱(Tony Kang) 대표와 이창민(Chris Lee) 사업총괄이 공동창업했으며, 한국과 베트남으로 이어지는 제조 공급망을 기반으로 현지 진출을 추진 중이다. 국내 고객사의 베트남 생산 거점까지 서비스를 연장하는 방식으로, 별도 현지법인 설립보다는 기존 공급망 관계를 활용해 자연스럽게 시장을 넓히는 전략이다.

경제사절단 참가와 베트남 접점 확대
강태욱 대표는 지난 4월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경제사절단에 합류해 현지 행사에 참여했다. 같은 달 트리니오는 중소벤처기업부 초기창업패키지에 선정되며 국내 지원 기반도 다졌다. 베트남은 올해 1월부터 최저임금이 7.2% 인상되며 현지 공장의 인건비 부담이 커진 지역이기도 하다. 트리니오는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한국 기업의 베트남 생산기지에 사무 자동화 솔루션을 접목하는 방향으로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인력난과 데이터 미활용, ERP 대신 AI 연동
한국경제인협회(FKI)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지역 중소기업의 51.4%, 제조업의 60.8%가 인력난을 겪고 있다. 강 대표는 “자금 여력이 충분한 기업은 개발자와 컨설턴트 등 외부 전문 인력을 높은 비용으로 고용해 약 1년 동안 AI 전환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트리니오의 솔루션은 중소제조기업도 합리적인 비용으로 1개월 안에 10건의 사무 업무를 AI로 자동화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라고 말했다. 1억 원 이상이 드는 ERP 도입 대신, 기존 ERP·MES에 사용자의 업무 맥락을 더해 AI가 전표 입력이나 원가 분석, 월말 결산 같은 반복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예산 편성 작업은 3주 이상에서 3시간으로, 전표 입력과 보고서 작성은 하루 2시간에서 3분 이내로 줄었다. 800개 제품 주문이 들어오는 상황을 가정하면, 담당자가 일일이 수기로 처리하던 업무를 AI가 대신 처리하는 구조다.

데이터 노출 0에서 시작하는 보안 구조
트리니오는 데이터를 ISA-95 스키마 기반으로 저장하고, 자체 개발한 ML 모델로 데이터를 매핑한다. 접근은 가드레일과 권한 관리 레이어로 제한한다. 이창민 사업총괄은 “대부분의 AI 회사는 모든 데이터를 받은 뒤 나중에 보안을 적용하지만, 트리니오는 데이터 노출 0에서 시작합니다. 스키마 정보만 LLM에 전달하고 실제 데이터는 국내에 머무르는 구조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국내 제조 데이터를 국내에 보관하면서 구글, PwC 뉴욕 등에서의 경험을 반영한 이 구조는 트리니오가 지난 6월 네이버클라우드에 등록되며 인프라 측면에서도 뒷받침됐다.
로봇·피지컬 AI로 향하는 운영 데이터
트리니오는 사무 자동화가 종착점이 아니라고 본다. 이창민 사업총괄은 지난 7월 1일 부산에서 열린 ‘2026 AI 자율제조혁신 콘퍼런스 인 부산’ 전시 부스에서 관람객들에게 솔루션을 직접 설명했다. 그는 “로봇과 피지컬 AI가 발전해도 그 로봇에게 무엇을, 언제, 얼마나 만들지 알려주는 운영 레이어가 필요합니다. 지금은 사무 업무 자동화로 진입하지만 그 과정에서 공장의 운영 맥락이 기계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쌓입니다. 로봇이 손이라면, 저희는 그 손을 움직이는 두뇌를 만드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트리니오는 KAIA와 함께 국내 제조 현장을 넘어 베트남 등 한국과 연결된 생산 거점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강 대표는 “정부 지원금이 있어야 도입되는 시스템이 아니라, 지원금이 없어도 고객사가 스스로 비용을 지불하고 선택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올해 목표입니다”라고 밝혔다. 초기창업패키지 선정 같은 국내 지원 기반을 발판으로, 한국과 베트남을 잇는 실제 유료 고객 확보가 올해 확장의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