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벤처기업들이 투자유치 라운드가 아니라 해외 유력 매체의 선정, 정부 수출 인증, 국제 전시회 수상이라는 세 갈래 경로로 글로벌 시장에 이름을 알리고 있다. 벤처기업협회는 2026년 9월 포브스 아시아 유망기업 100, 세계일류상품, CES 2026 혁신상 등 글로벌 지표를 분석해 국내 벤처기업의 성과를 발표했다. 세 지표 모두에서 벤처기업이 절반 안팎 또는 그 이상을 차지하면서, 해외 시장 진입 방식이 자금 조달을 넘어 인증과 수상으로 구체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브스 아시아 유망기업 100, 한국 기업 9곳 전원 벤처
포브스가 운영하는 아시아 유망기업 선정 프로그램 Forbes Asia 100 to Watch에 이름을 올린 한국 기업은 9곳으로, 이들 모두가 벤처기업이었다. 선정 기업은 바이트랩, 디든로보틱스, 피처링, 갤럭스, 하이퍼엑셀, 리얼월드, 베라모어, 워트인텔리전스, 화이트큐브다. 국내 언론 노출보다 해외 매체의 인정이 우선하는 이 방식은, 별도의 투자 유치 없이도 해외 파트너와 투자자에게 존재감을 알리는 통로가 되고 있다.
CES 2026 라스베이거스, 혁신상 절반 넘게 벤처기업 몫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6에서 수여된 전체 혁신상 347개 중 한국 기업이 206개를 수상했다. 이 중 벤처·창업기업이 144개로, 한국 수상분의 약 69.9%를 벤처기업이 가져갔다. 미국 현지 전시회에서의 수상은 국내 벤처기업이 별도 법인 설립이나 대규모 투자 없이도 글로벌 바이어와 접점을 만드는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세계일류상품 인증으로 수출 경쟁력 확인
산업통상부가 운영하는 수출 경쟁력 인증 제도인 세계일류상품에서도 벤처기업의 비중이 두드러졌다. 2025년 신규로 선정된 세계일류상품은 83개 품목, 88개 기업이며, 이 중 벤처기업은 43곳으로 전체의 약 48.9%를 차지했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글로벌 주요 평가에서 국내 혁신벤처기업들이 잇따라 인정받은 것은 우리 벤처생태계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이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음을 확인한 성과”라고 말했다.

같은 관계자는 “혁신벤처기업이 지속해서 등장하려면 스케일업 지원과 모험자본 공급, 회수시장 활성화, 신산업 규제 개선 등 기업이 도전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해외 선정·인증·수상으로 확인된 경쟁력을 실제 매출과 시장점유율로 연결하려면 성장 단계 자금과 코스닥·인수합병 등 회수시장 활성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진단이다.
벤처기업협회는 이번 분석을 통해 포브스, 세계일류상품, CES라는 서로 다른 성격의 지표에서 벤처기업이 공통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 점에 주목했다. 자금이 아니라 인정과 인증, 수상을 통해 해외 시장에 진입하는 경로가 국내 벤처기업 사이에서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