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로봇 스타트업 와트가 한국 시장에서 사업 모델을 찾지 못한 끝에 일본 파트너십과 투자를 발판으로 미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설립 7년 차, 직원 14명인 와트는 택배가 건물에 도착한 뒤 각 세대 문 앞까지 남는 ‘마지막 30m’를 맡는 택배 보관 로봇 W-station과 로봇팔 방식의 배송로봇을 결합한 제품을 만들어왔고, 현재 한국·일본·미국을 합쳐 21개 건물 4,191세대에서 로봇을 운영 중이다. 2026년 12월에는 미국 코네티컷주 300세대 콘도에 대면 배송로봇 James mW 2대와 W-station 2대를 투입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막힌 이유: 누가 로봇 사용료를 내는가
와트는 2023년 제품을 완성했지만 한국 택배 시장에서는 사업이 성립하지 않았다. 택배 대리점과 기사 간 계약 구조 때문에 로봇 사용료를 누가 지불할지 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최재원 와트 대표는 “배송로봇만 있으면 음식 배달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택배는 다릅니다. 한꺼번에 쏟아지는 물량을 먼저 받아줄 곳이 있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와트는 국내에서 로봇의 용도를 택배 배송 대신 입주민 짐 운반으로 전환해 활용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일본 진출: 야마토운수와 3년간 쌓은 신뢰
와트는 일본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발견했다. 일본은 대면 배송 비중이 85%에 달하고 노후 맨션이 많아, 엘리베이터나 출입시설을 개조하지 않고도 운영할 수 있는 W-station과 로봇팔 방식의 배송로봇이 통했다. 대면 배송용 로봇 James mW는 개발에 약 3개월이 걸렸다.
와트와 야마토운수의 관계는 단계적으로 심화됐다. 2024년 로봇 2대로 무료 실증을 진행했고, 2025년에는 야마토운수가 로봇 6대를 구매해 도입했다. 이 흐름은 2026년 상반기 야마토홀딩스가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시리즈A 투자로 이어졌다. 무료 실증에서 구매, 투자로 넘어가는 각 단계마다 약 1년씩 소요됐다. 도쿄 수도권 맨션 프로젝트에는 노무라부동산도 참여했으며, 2026년 하반기에는 일본 맨션 2곳에 로봇이 추가로 도입될 예정이다.

다음 무대는 미국, 시장마다 다른 제품
와트가 미국에서 택할 방식도 일본과 다르다. 코네티컷주 300세대 콘도에 James mW와 W-station을 투입하는 이번 진출은 대면·비대면 배송 문화 차이에 맞춰 제품 기능을 다르게 적용한 결과다. 와트는 각국 택배 산업 구조와 배송 문화가 달라 로봇 성능만으로는 사업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고, 시장에 진입할 때마다 제품을 다시 설계해왔다.
한국에서 막힌 길을 일본에서 뚫고, 그 경험을 다시 미국 시장에 맞게 변형하는 것이 와트의 해외 확장 전략이다. 배송의 마지막 30m를 로봇으로 해결하겠다는 목표는 그대로지만, 그 방식은 시장마다 달라지고 있다.